속초에 가면 꼭 알아야 할 K푸드와 전통음식 역사 이야기 속초 아바이순대,속초 닭강정,속초 오징어순대.

 Sokcho K-Food: The History and Traditions You Must Know Before You Visit

속초에 가면 꼭 알아야 할 K푸드와 전통음식 역사 이야기


속초 음식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 가지 역사적 사실부터 알아야 합니다. 속초는 원래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1950년 한국전쟁 이후 38선이 그어지면서 북쪽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대거 이 도시에 정착하게 됩니다. 함경도, 강원도 북쪽 지방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속초에 뿌리를 내리면서, 이 작은 항구 도시에 남북의 음식 문화가 뒤섞이는 독특한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지금 속초에서 먹을 수 있는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 닭강정이 모두 이 역사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속초 K푸드와 전통음식 속에 담긴 실향민의 삶과 동해 바다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보겠습니다.


속초 아바이순대 — 실향민의 고향 그리움이 빚어낸 전통 K푸드

속초 아바이순대 — 실향민의 고향 그리움이 빚어낸 전통 K푸드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함경도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곳입니다. 갯배를 타고 건너야만 닿을 수 있는 이 작은 마을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건 드라마 덕분이기도 하지만, 진짜 이유는 아바이순대 때문입니다. 아바이순대라는 이름에서 "아바이"는 함경도 방언으로 "아버지" 또는 "나이 든 어른"을 뜻합니다. 고향을 떠나온 실향민들이 함경도에서 먹던 순대 방식을 속초에서 재현한 것이 아바이순대의 시작이었습니다. 일반 순대보다 훨씬 굵고 두꺼운 것이 특징인데, 돼지 대창 속에 찹쌀과 선지, 채소를 가득 채워 넣어 쪄내는 방식은 함경도 전통 방식을 그대로 계승한 것입니다.

아바이마을 순대 골목에서 직접 먹어본 아바이순대는 기대보다 훨씬 묵직하고 풍성했습니다. 두툼하게 썰어낸 단면에서 꽉 채워진 속 재료가 보였고, 한 입 먹으니 찹쌀의 쫀득함과 선지의 구수함이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가게 사장님이 이 순대 레시피가 시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고, 그 시어머니는 함경도에서 내려오신 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고향의 기억이 대를 이어 전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속초를 방문하신다면 아바이마을 갯배를 타고 건너가 순대 한 접시는 꼭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속초 닭강정 — 작은 항구 도시가 만들어낸 전국구 K푸드

속초 닭강정 — 작은 항구 도시가 만들어낸 전국구 K푸드


속초 하면 아바이순대와 함께 반드시 언급되는 음식이 닭강정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닭강정은 원래 전국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왜 유독 속초 닭강정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을까요? 그 배경에는 속초라는 도시의 지리적 특성이 있습니다. 속초는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에 위치해 있어 예로부터 등산객과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도시였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여행자들이 출출한 배를 채울 수 있는 저렴하고 맛있는 간식으로 닭강정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입소문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지금은 속초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습니다.

속초 닭강정은 일반 양념치킨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튀김옷이 얇고 바삭하며, 양념이 달콤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속초 중앙시장 닭강정 골목에 들어서면 골목 가득 닭강정 튀기는 냄새가 진동하는데, 이미 포장 봉지를 들고 나오는 사람들 덕분에 어느 가게가 맛있는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가장 줄이 긴 가게 앞에 섰는데, 기다리는 동안 주인 할머니가 직접 닭을 손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받아 들고 한 조각 집어 먹어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 양념이 깊게 배어 있었습니다. 설악산 단풍 구경 후 중앙시장에서 닭강정 한 봉지를 들고 속초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 속초 여행의 정석이라는 걸, 다녀온 후에야 알게 됐습니다.


속초 오징어순대와 동해 해산물 — 청정 동해가 차려낸 항구의 밥상

속초 오징어순대와 동해 해산물 — 청정 동해가 차려낸 항구의 밥상


속초의 또 다른 명물인 오징어순대는 아바이순대와 함께 속초를 대표하는 독창적인 음식입니다. 돼지 창자 대신 오징어 몸통 속에 당면과 채소, 오징어 다리를 다져 넣고 쪄낸 음식으로, 속초 앞바다에서 잡히는 신선한 오징어가 풍부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겨난 음식입니다. 시장 할머니께 여쭤보니 오징어가 많이 잡히던 시절에 남은 오징어를 버리지 않고 활용하다 보니 이런 음식이 만들어졌다고 하셨는데, 재료를 낭비하지 않으려는 어촌 사람들의 알뜰한 지혜가 담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초 수산시장은 아바이마을, 닭강정 골목과 함께 속초의 3대 먹거리 명소입니다. 동해 청정 바다에서 잡아 올린 가자미, 도루묵, 문어, 대게 등이 싱싱하게 진열돼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도루묵이 제철을 맞아, 도루묵찌개와 도루묵구이를 먹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저는 시장 안 작은 횟집에서 가자미회 한 접시를 시켰는데, 육지 횟집과는 다른 탱탱한 식감과 깊은 단맛이 느껴졌습니다. 동해 차가운 바닷속에서 자란 생선이라 그런지 살이 단단하고 맛이 진했습니다. 속초는 음식만큼은 절대 실망하지 않는 도시라는 걸, 이번 여행에서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마무리 — 속초 K푸드는 이산의 아픔과 바다가 함께 빚어낸 맛입니다

속초 음식을 두루 경험하고 나서 오래 마음에 남은 건, 이 도시의 음식 하나하나에 실향민들의 그리움과 동해 바다의 풍요로움이 함께 담겨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바이순대에는 함경도 고향을 그리워하며 대를 이어 지켜온 레시피가, 닭강정에는 산행을 마친 여행자들의 허기를 채워온 작은 골목의 역사가, 오징어순대에는 청정 동해의 넉넉함이 녹아 있었습니다. 속초를 여행하신다면 설악산 케이블카와 영랑호 사진만 찍고 오지 마시고, 아바이마을 갯배를 타고 건너 순대 한 접시 드셔보시길 꼭 추천드립니다. 그 한 접시가 속초라는 도시를 훨씬 깊게 이해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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